정약용

  내가 오늘 크게 배웠네!
하루는 주막집 주인인 노파가 정약용에게 물었다. 부모의 은혜가 깊다고는 해도 제가 보기에는 어미의 수고가 훨씬 더 큽니다. 그런데 성인은 아버지는 무겁고, 어머니는 가볍게 여깁니다. 성씨도 아버지를 따르고, 상복도 어머니는 더 가볍게 입습니다. 또한 친가 쪽은 일가라 하지만 외가 쪽은 치지 않고요. 왜 그렇습니까?

아버지는 나를 낳아주신 분이 아닌가? 그래서 옛 책에서 어머니보다 아버지를 더 무겁게 여기는 걸세. 어머니의 은혜가 깊기는 해도 천지에 처음 나게 해주신 은혜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네.

제 생각은 다릅니다요. 초목으로 치면 아버지는 씨앗이고, 어미지는 땅이지요. 씨를 뿌려 땅에 떨어뜨리는 것이야 힘들 게 뭐 있겠습니다. 하지만 땅은 양분을 주어 기르는 공은 아주 큽니다. 아무리 그래도 조를 심으면 조가되고 벼를 심으면 벼가 됩지요. 몸을 온전하게 만드는 것은 모두 땅의 기운이지만, 마침내 종류는 씨앗을 따라갑니다. 옛날 성인께서 가르침을 세워 예를 만들 적에 아마 이 때문에 그랬던 것이 아닐까요? 제생각은 그렇습니다요. 

할멈! 내가 오늘 크게 배웠네그려. 자네 말이 참 옮으이.